안녕하세요? Baalat 입니다.
이 커뮤니티에 처음으로 글을 올려보네요! 이런 좋은 플랫폼을 만들어주신 개발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이런 저런 재밌는 실험을 많이 해볼 수 있어 참 좋습니다. ^^
커뮤니티에 많은 고수분들이 글을 올려주신 것을 보고, 저도 미약하지만 제가 연구(?) 하고 있는 전략에 대해 간단히 올려보고자 합니다.
제 스스로는 전략의 이름을 "경제적 해자를 갖는 기업에 대한 투자 전략"이라고 정했습니다.
가치투자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은 "경제적 해자 (Economic Moats)"라는 용어를 들어보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해자라고 하는 것의 사전적인 의미는 동물이나 외부인, 특히 외적으로부터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고대부터 근세에 이르기까지 성의 주위를 파 경계로 삼은 구덩이를 말합니다.
그래서 "경제적 해자를 갖는 기업"라고 하면, "같은 업종 내 경쟁 기업에 대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경쟁우위"를 갖는 기업을 뜻합니다.
타 경쟁 업체에 비해 무엇인가 특별한 것을 갖고 있어서 (예를 들면 브랜드나 독점 기술) 시장에서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을 말하는 것이지요.
이 경제적 해자를 갖는 기업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미국의 전설적인 투자자 워렌 버핏이 추구한 전략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워렌 버핏의 파트너이자 버핏에게 경제적 해자라는 개념을 제시한 찰리 멍거는 이런 기업이 대게 5가지 특징 중 하나를 갖는다고 말합니다.
사실, 본 글에서 경제적 해자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려는 것은 아니기에..^^; 경제적 해자 기업이 갖는 5가지 특징에 더 관심 있으신 분들은 아래 블로그 포스팅을 보면 잘 정리되어 있으니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http://blog.naver.com/yminsong/221044727460
저는 이 경제적 해자를 갖는 기업을 찾는 것에 관심이 있습니다. 이런 기업들은 단기적으로 볼 때 높은 수익을 보장해주진 않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안정적인 복리 수익을 내는 것을 보장해주기 때문이지요.
혹자는 가끔가다가 우리나라에는 경제적 해자를 갖는 기업이 없다! 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저는 과거에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런 기업이 우리나라에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충분히 성장했으니까요.
경제적 해자를 갖는 기업을 우리가 퀀트의 관점으로 접근해서 찾아낼 수 있을까요? 컴퓨터 알고리즘을 활용해서, 이런 기업들을 찾아낼 수 있을까요?
저는 그 답을 Yes라고 생각합니다. 결국엔 워렌 버핏과 같이 경제적 해자를 갖는 기업을 찾는 사람들도 재무제표를 보고 경제적 해자를 갖는 기업을 추려내기 때문입니다.
워렌 버핏의 며느리인 메리 버핏이 저술한 "워렌 버핏의 재무제표 활용법"이란 책을 보면, 워렌 버핏이 경제적 해자를 갖는 데에 재무제표를 어떻게 활용하는 지 잘 나와 있습니다.
버핏이 경제적 해자를 갖는 기업을 찾기 위해 재무제표를 활용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이번 글에서는 3가지만 먼저 언급해보고자 합니다.
1. 영업이익률 (영업이익 / 매출액)이 다년간 지속적으로 높은 기업을 찾아라.
버핏은 어떤 회사가 경제적 해자를 갖는 지 판단할 때, 최근 10년간 그 기업의 영업이익률을 계산해서, 영업이익률이 지속적으로 높았는지를 체크한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2가지 인사이트가 있는데, 영업이익률을 보는 이유는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와 판매비와 관리비가 어느정도 되는지를 보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경제적 해자를 갖는 기업들은 보통 매출원가와 판매비와 관리비에 많은 돈을 지출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영업이익률이 상당히 높다고 합니다.
그리고, 경제적 해자를 갖는 기업들은 이런 높은 영업이익률은 다년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고 합니다. 기업이 예상치 못한 문제를 접하게 되었을 때는 잠깐 영업이익률이 감소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높은 영업이익률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고 합니다.
2. 부채의 비율이 낮은 기업을 찾아라.
경제적 해자를 갖는 기업은 부채를 많이 질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타 회사에 비해 매 분기마다 안정적으로 영업이익을 남기기 때문에, 새로 투자를 하려고 해도 회사가 창출하는 이익으로 충분히 투자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거기에 더해 이미 굳건한 해자를 갖고 있는데 굳이 무리해서 투자를 더 진행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그렇다고 합니다.
3. 매출액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을 찾아라.
경제적 해자를 갖는 기업은 지속적으로 매출액이 성장한다고 합니다.
타 회사에 비해 경영 효율성이 좋고 대체 불가능한 사업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하네요.
위 3가지 내용을 기반으로 해서 포트폴리오 선정 알고리즘을 짜봤습니다.
먼저, 유니버스 필터 정의를 다음과 같이 합니다.
1. 최근 2년간 영업이익률이 단 한 번도 15%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는 기업.
버핏은 10년을 본다고 하지만, 우선 인텔리퀀트 스튜디오에서 로드가 가능한 데이터가 2년이라 2년치를 봤습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2년치만 보더라도 기업이 해자를 갖는지 여부는 충분히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적자면, 5년치를 억지로 해보려고 했는데.. 오히려 2년치보다 수익률이 안 좋은 결과가 나왔어서 신기했었습니다. )
2. 최근 2년간 매출액이 지속적으로 성장한 기업
3. PER, PBR, ROE 필터 (값은 제가 일단 임의로..^^;)
2.0< PER < 20.0
0.2 < PBR < 2.0
15.0 < ROE
위 필터로 유니버스를 구한 다음, 영업이익률/매출액증가비율/부채비율을 기준으로 정렬해서 7개의 기업을 뽑고, 투자합니다. 포트폴리오는 매달 교체합니다.
2002년부터 2017년까지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대략 1000%에 가까운 수익률을 냈습니다.
특징이라고 하면 증가커브가 완전히 완만하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어느정도 해자를 갖는 기업들을 찾아내는 데에는 성공한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아직 해결해야 될 이슈가 몇가지 있는데,
1. 증권사/금융사는 보통 영업이익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포트폴리오를 보면 증권사나 금융사가 자주 포트폴리오에 포함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버핏도 이런 점을 고려해서 증권사/금융사에 대한 투자는 다른 관점으로 접근했다고 하는데, 이 부분을 어떻게 처리할 지 고민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2. 경제적 해자를 갖는 기업들은 위 특징들 말고도 다른 특징들이 많습니다. 여기에는 분석 하기 좀 더 복잡한 특징들도 있는데.. 이것들을 어떻게 알고리즘으로 녹여낼 지 고민을 더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쓰다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아직 미흡한 부분도 많은데, 지속적으로 연구하면서 업데이트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